I. 제도 개요
「관세법」 제90조는 학술연구와 산업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수입물품의 관세를 감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감면 대상은 학술연구용품과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물품으로 구분된다. 이 중 산업기술 감면 대상 물품에 대한 관세감면은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산업기술연구조합 등이 연구·개발에 사용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물품 중 「관세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물품에 대해 관세의 80%를 감면하는 제도이다.
다만 연구·개발 목적으로 수입하는 모든 물품이 감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입자가 법령에서 정한 감면 대상자에 해당하고, 수입물품 역시 「관세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감면 대상 품목에 해당하는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감면 대상 품목은 산업 및 연구개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주기적으로 조정되어 왔다. 최근 2026년 7월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초정밀 유정압 선반, 압출기 및 시편 제조기 등이 추가되고 웨이퍼, 액압식 프레스 및 사출 성형기 등이 제외되어 현재는 총 22개 품목과 시약·견본품 등이 감면 대상이다.
감면받은 물품은 수입통관 이후에도 일정 기간 사후관리 대상이 되므로, 감면받은 용도 외 사용이나 양도·임대 시에는 관련 법령상 별도의 절차와 요건을 확인하여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 동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입자 요건, 대상 품목 해당 여부, 연구·개발 목적의 사용 여부 및 사후관리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II. 산업기술 감면 대상 물품 관세감면 종료 예정
1. 2026년 세제개편안 내용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산업기술 감면 대상 물품의 관세감면 적용을 종료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정부안대로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기업부설연구소 등을 보유한 기업이 연구·개발 목적으로 대상 장비 등을 수입하더라도 기존과 같은 관세 80% 감면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관세법」 제90조에 따른 학술연구용품 감면제도 전체를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지방자치단체·학교·공공의료기관 등이 학술연구·교육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품 및 일정한 기증물품 등에 대한 감면은 유지하고, 기업의 산업기술 감면 대상 물품에 대한 감면 항목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2. 적용 시기 및 입법 진행 상황
정부 개정안에 따른 적용 시기는 2027년 8월 1일 이후 수입신고하는 물품부터이다. 따라서 개정안이 정부안대로 시행될 경우, 동일한 연구·개발용 물품이라도 2027년 7월 31일까지 수입신고하는 경우에는 현행 감면제도가 적용되지만, 2027년 8월 1일 이후 수입신고하는 경우에는 해당 감면을 받을 수 없다.
이때 감면 적용 여부는 계약일이나 발주일이 아니라 수입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제작 기간이 긴 연구·시험 장비는 계약 시점과 실제 수입신고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도입 일정을 검토해야 한다.
해당 개정안은 2026년 9월 3일 국회에 제출되어 현재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현재 감면제도 종료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개정 내용 또는 적용 시기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종 입법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III. 감면 종료에 따른 기업 영향
1. 연구·개발용 수입 물품의 비용 부담 증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기업의 연구·개발용 장비 및 기자재의 수입 원가 상승이다. 현재는 요건을 충족하면 관세의 80%를 감면받을 수 있으나, 제도가 종료되면 관세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세가격 10억 원, 적용 관세율 8%인 연구개발 장비를 수입하면 관세는 8,000만 원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80%를 감면받아 실제 관세 부담은 1,600만 원이지만, 감면이 종료되면 8,000만 원을 전액 부담해야 하므로 장비 1대당 6,4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가의 시험·분석 장비나 연구·개발용 기자재를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은 R&D 투자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 품목별 실제 영향에 대한 개별 검토 필요
감면제도 종료가 모든 연구·개발용 수입물품의 관세 부담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관세율은 HS CODE와 원산지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기본관세율이 이미 0%이거나 FTA 협정관세로 무관세 적용이 가능한 물품은 감면제도가 종료되더라도 추가 관세 부담이 없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 반면 기본관세율이 높고 FTA 등 다른 절감 수단을 활용하기 어려운 물품은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기업별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기존 감면 적용 실적뿐만 아니라 품목별 HS CODE, 적용 관세율, 원산지 및 FTA 활용 가능성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3. 연구개발 투자계획 및 수입 일정에 대한 영향
연구·시험 장비는 계약 후 주문 제작, 성능시험, 국제 운송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2027년 상반기에 발주한 장비라도 제작·운송 일정에 따라 수입신고가 2027년 8월 이후 이루어질 수 있다.
고가의 연구 장비를 도입할 예정인 기업은 계약일, 제작 기간, 선적 예정일, 국내 입항 및 수입신고 예정일을 종합 검토하여 예상 추가 비용을 연구개발 투자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IV. 산업계의 주요 의견 및 향후 입법 동향
정부 개정안 발표 이후 산업계에서는 감면 종료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26년 9월 「2026년 세제개편안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며 현행 80% 관세감면 제도의 유지를 건의하였다. 미래형 자동차,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은 양산 전 성능평가·품질 검증 과정에서 연구·개발용 부품, 파일럿 부품 및 해외 시제품 등을 다수 활용하고 있어 감면이 폐지되면 R&D 비용 및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이다.
현행 제도의 유지가 어려운 경우의 대안으로 감면율을 50% 수준으로 조정하여 제도를 존치하는 방안도 건의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과정에서 해외 원료·시약 및 연구용 물품 등의 수입 비중이 높은 산업은 원가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개정안은 아직 국회 심의 중이므로, 기업은 감면 종료를 전제로 사전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동시에 현행 80% 감면 유지 여부, 감면율 조정 가능성, 적용 시기 변경 여부 등 향후 입법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V. 기업의 사전 점검 및 대응 방안
1. 기존 감면 적용 실적 및 예상 추가 세액 분석
최근 산업기술 감면 대상 관세감면을 적용받은 수입 실적을 기준으로 감면 대상 품목, 수입금액, HS CODE, 적용 관세율 및 감면 세액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2027년 이후 연구개발 투자계획과 연계하면 감면 종료에 따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관세 규모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수입하는 연구 장비·부품 등이 있거나 고가의 설비 도입이 예정된 기업은 우선 분석 대상이다.
2. 2027년 연구개발 장비 도입 일정 점검
2027년 도입 예정 장비 중 현행 감면 대상인 물품은 계약부터 실제 수입신고까지의 일정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문 제작 장비는 제작·운송 기간이 길고 공급자 사정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발주일이나 선적 예정일이 아닌 실제 수입신고 가능 시점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
다만 감면 적용만을 목적으로 연구개발 계획과 무관하게 수입 시기를 조정하기보다는, 실제 장비 도입·설치계획과 공급자 제작일정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FTA 등 대체 관세 절감 방안 검토
감면제도가 종료되면 연구·개발용이라는 사용 목적보다 물품별 관세율과 원산지가 관세 부담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기존 감면 적용 물품도 HS CODE와 기본관세율을 다시 확인하고, FTA 협정관세 적용 가능 여부와 원산지증명서 발급 가능 여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FTA 협정세율이 이미 0%인 품목은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FTA 적용이 어렵고 기본관세율이 높은 품목은 추가 관세 비용이 그대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차등 관리가 필요하다.
4. 기존 감면 물품에 대한 사후관리 지속
감면이 종료되어도 기존에 감면받아 수입한 물품의 사후관리 의무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후관리기간 동안 용도 외 사용, 양도·임대 등의 제한사항을 지속적으로 준수하여야 한다. 기업은 제도 변경을 계기로 기존 감면 물품의 설치 장소, 사용부서, 실제 사용 목적, 사후관리기간 등을 재점검하는 것이 좋다.
5. 향후 입법 동향 모니터링 및 선제 대응
관세감면 종료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안을 기준으로 한 예정 사항이며, 입법 절차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도가 존치되기를 기대하여 대응을 미루기보다, 감면 종료를 가정해 예상 관세 비용과 수입 일정을 먼저 분석하고 국회 심의와 최종 개정법률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고가의 연구·시험 장비는 계약부터 제작·선적·수입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2027년도 연구개발 투자계획과 예산 수립 단계부터 관세 비용과 수입 일정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최종적인 시행 시기와 경과규정을 확인한 뒤, 기존 감면 실적 분석 → 2027년 산업기술 연구·개발용 도입 예정 물품 확인 → 예상 추가 관세 산출 → FTA 등 대체 절감 방안 검토 → 수입 일정 관리 순서로 대응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