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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2

OPINION 제 23호

제 23호 무역관련 다양한 사기수법, 예방이 최선이다.

 

I. 개요

 

우리 사회에 언젠가부터 보이스 피싱이란 용어가 일반화되었다. “보이스 피싱이란 음성(voice)과 개인정보(private data), 낚시(fishing)를 합성한 용어로, 주로 금융기관이나 유명 전자 상거래 업체를 사칭하여 불법적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범법행위를 총칭한다. 최근 수사기관인 검찰이나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 금융사기 피해 사례가 언론에 자주 회자되고 있다. 각종 매체를 통한 정보의 홍수 시대를 살면서 필자 역시 발신자 불명의 전화,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수시로 받고 있는데, 주로 고수익의 주식투자, 부동산 매물 정보 등의 내용들이다. 이들의 사기행각은 사회적 명성과 고위 공직자나 유명 연예인들을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한 그럴싸한 교언영색(巧言令色)과 수법으로 큰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미끼를 던지거나 상대의 약점을 꼬투리 잡아 문제해결을 위한 꾐으로 접근한다.

 

대표적인 기업형 무역금융 사기수법은 수출지원 정책자금으로 금융기관이 대출의 형식을 통해 수출자에게 수출대금을 선지급 후, 해외 수입자의 결제대금으로 상환하겠다는 내용으로, 국제간 무역금융 서류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유사 사례로는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거나, 수출입실적을 허위로 부풀리는 수법으로 금융기관에서 부당 대출받는 수법, 해외 바이어가 이메일 주소가 변경되었으니 다른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재촉하는 수법 등이 있다. 관세청 외환조사 부서에서는 수년 전 무역외환거래 질서유지 및 무역금융 사기대출을 차단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은행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고, 현재 금융권이 제공하는 대출심사 정보와 의심 업체의 수출 통관정보를 활용하여 연계 분석하고 허위수출 및 사기대출 업체를 판별해 많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무역사기 차단을 위한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역사기가 발생되고 있음에 따라 피해가 없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II. 주요 사례 및 현황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홈페이지에 최근 공지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 무역회사인 G사는 금년 2월 반도체 칩을 수입하기 위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홍콩업체 U사를 발굴하여 계약 체결 후 부품 대금을 송금하였는데, 연락이 두절되어 KOTRA 홍콩 무역관을 통해 교신지원을 요청하여 확인한 결과 U사의 홈페이지와 담당자가 무역사기 의심 업체로 등록되어 있었다. G사는 홍콩의 경찰국 사이트를 통해 무역사기 신고 후, 현지 은행 지급정지를 요청하려 했으나 이미 전액(USD 4,200) 출금 후 잠적해 피해를 막지 못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 국내 S사는 네덜란드 H업체와 요소수 수입 계약을 진행하고 선금을 송금했다선적이 완료되었다는 연락 후 B/L 사본을 보내와서 잔금을 송금한 후 B/L원본, packing list, invoice등 선적 서류를 요청하였으나 연락이 끊겼다. B/L 사본에 있는 외국계 선사에 연락해도 답변이 없어 코트라 현지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무역관에서 확인 결과 네덜란드 상공회의소(KVK)와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기업이 조회되지 않고, 홈페이지에 나온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없는 번호로 확인되었다. 결국 H사는 존재하지 않는 사기업체라고 확인돼 USD16,000을 사기 당한 사례다

 

작년 국정감사 시 이장섭 의원(더불어민주당, 산자중기위)KOTRA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우리 기업대상 해외 무역사기 발생 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20218월말까지 국내 무역업체를 상대로 한 무역사기 사건은 총 626, 피해 추정액은 372억원(당시 환율 1,183원 기준)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KOTRA 해외무역관에 접수된 사건만 파악한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역사기가 발생한 국가별로는 중국(80), 미국(40), 남아프리카공화국(28), 태국(27), 베트남(24) 순이었으며, 상위 10개국에서 무역사기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310, 49.5%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유형별로는 서류위조가 총 128(20.4%)을 차지했고, 사업자등록증이나 인감을 위조하거나, 정부입찰기관이라고 속이는 수법이 다음을 차지했다. 그 밖에 이메일 사기 124(19.8%), 결제 사기 110(17.6%), 선적불량 94(15.0%)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상대 국가별 무역사기 발생 현황>

 

중국

미국

남아공

태국

베트남

기타

80

40

28

27

24

427

626

 

 

<최근 5년간 무역사기 유형별 현황>

 

서류위조

이메일 사기

결재 사기

선적불량

기타

128

124

110

94

170

626

 

 

피해 금액 측면에서는 계약 체결 후 송금을 끝냈으나 수출업체와 연락이 끊기고 해당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우리 수출기업이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결재 사기가 135억으로 가장 규모가 컸고, 이메일 사기 74, 선적불량 61억 등 3건의 유형이 전체 피해액의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팬데믹 현상이 무역사기 발생 증가의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거래량은 감소되었지만 비대면 계약의 확대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수출입기업들은 현장 확인이 제한된 상황에서 해외 바이어나 상대 업체와 비대면으로 계약을 체결하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업체들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 직접구매가 증가하면서 개인정보를 이용한 피해 사례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국 세관의 통관비를 언급하며 송금을 유도하는데,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 맺은 친구로부터 보낸 물건이 세관에 묶여 있다며 송금을 요구한다. 피의자들은 물류회사를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고, 운송장 조회가 가능하도록 가상의 웹사이트까지 운영하고, 해외에 실재하는 회사를 도용하는 등 수법이 매우 치밀하다.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나 보석 원석, 고가의 건강식품 등을 국내로 반입하려다가 세관검사에 걸려 임시보관 중인데, 우선 세금 등 통관에 필요한 돈을 입금해 달라며 계좌번호를 알려 주고 위조된 화물송장이나 세관 보관증을 이메일로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시리아 등 UN파병 군인을 사칭하여 거액의 현금을 국내로 반입하려다가 적발되었다면서 이를 통관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주겠다며 접근하여 국내로 원만하게 반입하기 위해서 영문으로 위조된 UN자금세탁방지기구나 테러방지기구에 일정금액을 기부해야 한다거나, 외환거래법으로 고발당해 벌금을 납부할 입금계좌를 알려 주는 수법을 사용한다.

 

 

III. 대응방안

 

서류위조의 수법은 날로 첨단기기를 활용하여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세밀한 검토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메일 무역사기의 특징은 거래기업이 아닌 제3자가 개입한다는 점이다. 기업규모, 소재지와 관계없이 전 세계 어느 기업도 타겟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해커들은 기업 간 주고받는 이메일 교신을 지켜보다가 결정적 순간에 계좌번호가 변경됐다고 알린다. 대금을 가로채는 수법이 정교해 거래 당사자는 사기인지 알지 못한 채 피해를 입게 된다. 의심스러운 이메일을 수신한 경우, 유선·팩스 등을 통해 반드시 거래업체에 재확인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보안유지에 신경 쓰는 철저한 이메일 관리도 필수다. 더불어 발신자의 이메일 주소와 첨부 문서, 서명을 세심히 대조해야 할 것이다.

 

KOTRA 홈페이지에서는 무역사기 업체정보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의심이 가는 경우 이곳을 활용하여 바이어에게 해당 업체의 법인등기부(CR) 및 사업자등록증(BR) 요구하거나 관할 KOTRA 무역관을 통해 업체 진위 확인 후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또한, 해당국가의 상공회의소 홈페이지의 기업등록 사이트를 통하여 기업명, 등록번호 등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관세청 홈페이지를 통하여 주요 국가의 해외공관에 파견된 관세관(미국, EU 9개국 13)들의 연락처 등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여 문제 발생 시 즉시 연락을 취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무역거래 전에 구글 등 해외 검색 엔진을 통해 해당 업체명을 검색 및 사설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사이트(www.trustpilot.com)를 활용하여 거래하고자 하는 업체의 신뢰도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역사기를 단속하기 위한 여러 국가기관의 수사 조직이 있지만, 사기행각의 수법은 날로 지능화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범해져 가고 있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당시에는 무엇에 홀렸다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이미 날려 버린 돈은 회수하기 어렵다. 그들의 교활한 수법에 말려들지 않도록 치밀하게 전후의 과정을 확인하여 합리적 의심과 분별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일단 의심이 가면 다각적으로 확인하여야하며, 선의의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